바람 많은 제주도. 어제부터 바람이 거세다.
오전 8시에 냉동탑차에서 생선사료를 하차하였다. 일을 시작할 땐 바람이 많이 불어 추웠다. 까데기를 계속 하다보니 몸이 따뜻해졌다. 추울 때는 몸을 많이 움직이면 춥지 않다.
일 중간에 티타임으로 커피 한잔 얻어 마셨다. 몸도 약간 쉬고 개운해졌다.
다시 일을 하고 마무리까지 하였다.
일손이 모자라 또 다른 곳으로 차 한 대를 더 작업하러갔다.
이번 차는 옆 문이 하나 인 냉동탑차이다. 사이즈도 더 길고 크다.
수량도 더 많다. 거리가 멀어질 수록 힘들었다. 옆문이 약간 앞쪽에 있어서 뒤에 사료 내리긴 힘들었다.
뒤쪽에 사료는 들고 던져야 했다.
아침밥을 조금 먹었지만 후반에는 지쳤다. 그럼에도 무사히 일을 마쳤다.
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바람이 너무 거셌다. 모자가 날라갈까봐 신경을 곤두세우며 차로 이동했다.
바람이 너무 싫다. 제주의 기온은 전국적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바람 때문에 춥다.
점심을 굶은 채 일을 마무리하고 나니 오후 2시가 되었다.
집에 가기전 중식당에 들려 볶음밥을 사 먹었다. 짬뽕국물과 자장소스까지 덤으로 나온다.
간단하게 먹기 좋다. 식사를 마치고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실까하다가 생강차가 눈에 띄어서 생강차를 사 마셨다.
자동차 연료경고등이 켜져있어서 셀프 주유소에 가서 주유했다.
기름값이 올랐다. 리터당 1,728원이다. 평소에 4만 원씩 주유하지만 비싸서 3만 원만 주유했다.
집에 돌아와보니 엄마 생각이 가장 먼저 났다. 쓰러지는 당일 날까지도 일을 하셨던 근면성실한 어머니가 너무 안쓰러웠다.
알뜰살뜰 돈을 모으며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잘 쓰지 않았었는데 앞으로 버는 돈은 다 써야지 말하던 때가 생각난다.
그 말을 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엄마는 쓰러지셨다.
근면성실하게 일을 하며 검소함이 몸에 밴 어머니는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잘 쓰지 않으셨다.
그러다 쓰러지고 반녀의 투병생활 중 돌아가셨다.
골든타임 놓친 나의 큰 과오가 나를 후회하게 하고 절망케 한다.
죽으면 돈이 다 무슨 소용인가? 난 아직 살 날이 30년 이상은 남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일을 하고는 있지만 곧 그만하려한다.
나 혼자 얼마나 더 잘 살겠다고 돈을 더 벌겠는가? 혼자이기에 생활비는 많이 들지 않는다. 다만 이사할 때 목돈이 들뿐이다. 난 2월 달에 일을 그만두고 제주를 떠날 것이다.
나는 엄마가 쓰러진 이후로 사는 게 즐겁지 않다. 그저 이제는 편해지고 싶을 뿐이다.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이 더 이상 보람되지 않다. 이런 불안한 마음으로 아무일 없던 것처럼 하던 일을 하며 살 수는 없다.
우울하다. 내가 사랑하던 부모님 다 잃고 완전한 외톨이가 되어버렸다. 엄마가 살아있을 때는 혼자 나와 살았을 때에도 그다지 외롭게 느껴지진 않았다. 내가 보고싶으면 언제든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보고싶어도 실물을 볼 수 없다. 대화도 할 수 없다.
불행하다. 외롭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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